시작되는 새로운사랑

민지는 앞이 보이지 않았다. 빗물과 눈물이 뒤섞여 시야를 가렸다.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눈물을 닦으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비는 계속해서 그녀의 얼굴을 적셨다.
'어쩌면 더 일찍 말했어야 했을까... 아니면 더 단호하게 거절했어야 했을까...'
그녀의 마음은 복잡했다.
주호를 다시 만난 것이 그녀의 마음을 다시 흔들어놓았다.
그가 여전히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더 고통스러웠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은 있지 않은 것보다 더 아팠다.
빗속을 걷던 민지는 문득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살폈다.
어느새 그녀는 횡단보도 앞에 서 있었다.
신호등은 빨간불이었지만, 그녀는 그것을 보지 못했다.
그녀의 눈에는 여전히 주호의 마지막 표정만이 맴돌고 있었다.
민지는 무의식적으로 발을 내디뎠다.
그녀는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민지야! 안 돼!"
익숙한 목소리가 빗소리를 뚫고 들려왔다.
민지가 뒤를 돌아보려는 순간, 저 멀리서 빠르게 다가오는 차의 헤드라이트가 그녀의 얼굴을 비추었다.
그녀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그 순간, 누군가 그녀를 강하게 밀쳤다.
민지는 도로 옆 인도로 넘어졌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끔찍한 소리가 들렸다.
급브레이크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부딪히는 둔탁한 충격음.
"아아악!"
민지는 고개를 들었다.
비가 내리는 도로 위에 한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
검은 정장, 그리고 그 익숙한 실루엣.
"주호야!"
민지는 비명을 지르며 그에게 달려갔다.
주호는 도로 위에 움직이지 않고 누워 있었다.
빗물이 그의 얼굴을 적시고, 붉은 액체가 그 빗물과 섞여 도로를 물들이고 있었다.
"주호야, 정신 차려! 제발!"
민지는 그의 몸을 끌어안았다.
주호의 몸은 따뜻했지만, 그의 눈은 감겨 있었다.
그는 반응이 없었다.
"누가 좀 도와주세요! 119 불러주세요!"
민지의 절규에 주변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누군가 재빨리 전화기를 꺼내 긴급전화를 걸었다.
차에서 내린 운전자는 충격에 휩싸인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주호야... 왜 이런 거야... 바보 같은 사람..."
민지는 주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그의 창백한 얼굴에 빗물과 민지의 눈물이 떨어졌다.
그녀는 그를 더 꽉 끌어안았다.
"대답해... 제발..."
하지만 주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빗속에 누워 있었다.
민지는 그의 가슴에 귀를 대보았다.
희미하지만 심장 소리가 들렸다.
그는 아직 살아있었다.
"버텨, 주호야. 구급차 곧 올 거야. 제발 버텨..."
민지는 그의 손을 꼭 잡았다.
차가운 빗물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체온으로 그를 지키려 했다.
"내가... 왜 말 안 들었을까... 왜 우산을 안 받았을까..."
그녀의 머릿속은 자책으로 가득 찼다.
만약 그녀가 주호의 우산을 받았다면, 만약 그녀가 택시를 탔다면, 만약 그들이 더 오래 레스토랑에 있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멀리서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민지에게는 그 소리조차 아득하게 느껴졌다.
그녀의 세계는 지금 이 순간, 비에 젖은 도로 위에서 움직이지 않는 주호를 안고 있는 이 작은 공간으로 축소되어 있었다.
"사랑해... 정말 사랑해..."
민지는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너무 늦게 깨달은 진실이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주호의 이름을 불렀지만, 그는 여전히 대답이 없었다.
그저 빗방울만이 그의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구급차가 도착했고, 구급대원들이 빠르게 주호에게 다가왔다.
그들은 주호를 살피고 응급처치를 시작했다.
"심한 두부 외상이에요. 빨리 병원으로 옮겨야 합니다."
구급대원들이 주호를 들것에 옮기는 동안, 민지는 그의 손을 놓지 않았다.
그녀는 구급차에 함께 타기를 원했다.
"가족분이세요?"
"아... 아니요."
민지는 대답하면서 자신이 그의 '아무도 아닌 사람'이라는 사실에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구급대원은 그녀의 상태를 보고 함께 타도록 허락했다.
구급차 안에서 민지는 주호의 손을 꼭 잡은 채 떨고 있었다.
그녀의 옷은 빗물과 주호의 피로 얼룩져 있었다.
민지는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 흔들리는 손으로 번호를 찾았다.
그녀가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여보세요?"
전화기 너머로 서연의 목소리가 들렸다.
"서... 서연 씨, 저 민지예요."
"민지 씨? 무슨 일이에요?"
서연의 목소리는 의아함으로 가득했다. 민지는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몰랐다.
"주호 씨가... 사고를 당했어요. 지금 서울큰병원으로 가고 있어요."
전화기 너머로 날카로운 숨 소리가 들렸다.
"뭐라고요? 어떻게 된 거예요? 당신이 어떻게..."
"제발 빨리 와주세요. 상태가... 심각해요."
민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전화를 끊고 그녀는 주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산소 마스크 아래 그의 얼굴은 창백했다.
병원에 도착하자 의료진이 주호를 급히 응급실로 옮겼다.
민지는 복도에 홀로 남겨졌다.
그녀는 차가운 벽에 등을 기대고 천천히 미끄러지듯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녀의 온몸이 떨리고 있었다.
30분 후, 헐레벌떡 달려온 서연이 응급실 입구에 나타났다.
그녀는 민지를 발견하고 다가왔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서연의 목소리는 떨렸다.
민지는 천천히 일어섰다.
그녀는 서연의 눈을 바로 볼 수 없었다.
"제가...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차가 오는 것을 못 봤어요. 주호 씨가 저를 밀어내고... 대신 차에 치였어요."
서연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그녀는 민지의 옷에 묻은 피를 보았다.
"왜... 왜 당신이랑 주호씨랑 같이 있었던 거예요?"
그녀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복도에 있던 사람들이 그들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업무... 업무 때문에 만났어요."
서연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민지를 밀쳐냈다.
"거짓말마세요! 주호씨는 오늘 다른 회사 미팅이 있다고 했어요! 당신이... 먼저 만나자고 한건가요?"
민지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무리 해명해도 소용없을 것 같았다. 그녀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러내렸다.
"제가 임신한 거 알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우리 결혼했잖아요!"
서연의 울음소리가 병원 복도에 울려 퍼졌다. 민지는 그저 고개를 숙인 채 서 있었다.
"죄송해요..."
그것이 그녀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서연은 민지의 팔을 꽉 잡았다.
"다시는 주호씨 만나지 마세요. 제발... 우리 사이를 깨지 말아주세요."
민지의 심장이 무너져 내렸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그만 가보세요. 주호씨는 제가 돌보면 되니깐요."
서연의 목소리는 차갑고 단호했다.
민지는 마지막으로 한 번 응급실 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병원을 빠져나왔다.
--- 일주일 후 ---
주호의 상태는 생각보다 좋았다.
머리에 심한 충격을 받았지만,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회복 속도도 빨랐다.
그는 병실에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보, 오늘은 기분이 어때요?"
서연이 과일바구니를 들고 병실에 들어왔다. 주호는 미소 지었다.
"많이 좋아졌어. 고마워."
서연은 그의 옆에 앉아 사과를 깎기 시작했다. 주호는 병실 문쪽을 바라보았다.
"민지는... 그날 어떻게 됐어?"
서연의 손이 멈췄다.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민지 씨는...괜찮아요 그리고 미국으로 떠났어요"
주호의 눈이 커졌다.
"뭐라고?"
"현우 씨와 함께요. 새 프로젝트 때문에 급히 떠났다고 하더라고요."
서연은 거짓말을 했다.
사실 그녀는 민지가 떠나는 것을 원했고, 이런 거짓말을 통해 주호의 마음을 돌리고 싶었다.
"그래..."
주호의 목소리에는 깊은 실망감이 묻어있었다. 서연은 그의 손을 잡았다.
"이제는 서연씨 잊어요...제 뱃속에 당신 아이도 있자나요…"
주호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의 눈은 여전히 창밖을 향해 있었다.
--- 몇일후, 인천국제공항 ---
민지는 출국장 앞에 서 있었다. 그녀의 옆에는 큰 캐리어 두 개가 놓여 있었다.
"정말 갈 거예요?"
현우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민지는 미소 지었다.
"네. 파리 지사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새로운 시작이 필요해요."
그녀는 주호의 사고 이후 모든 것을 정리하기로 결심했다. 한국에 있는 한, 그녀는 계속해서 과거에 묶여 있을 것이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 그것이 그녀에게 필요한 것이었다.
"내가... 따라가도 될까요?"
현우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민지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현우 씨..."
"농담이에요."
현우는 웃었지만, 그의 눈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정말로... 기다릴게요. 민지 씨가 돌아올 때까지."
민지는 현우의 손을 잡았다.
"고마워요, 정말. 하지만 기다리지 마세요. 당신의 행복을 찾아야 해요."
현우는 고개를 저었다.
"제 행복은 민지 씨예요. 언제까지고 기다릴게요."
민지는 그에게 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녀의 마음은 아직 치유되지 않았지만, 현우의 따뜻한 마음이 조금은 위로가 되었다.
"그럼... 갈게요."
민지는 천천히 출국장으로 향했다.
그녀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뒤돌아보면 다시 발걸음을 돌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녀는 그저 앞만 보고 걸었다. 새로운 시작을 향해.
--- 1년 후, 뉴욕 ---
"미니민지의 '파리에서 뉴욕까지' 시리즈가 지난 달 조회수 5천만을 돌파했습니다. 그녀의 글로벌 팬층은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으며..."
민지는 노트북 화면에 떠 있는 기사를 읽으며 미소 지었다.
그녀의 뉴욕 아파트 창문 밖으로 맨해튼의 화려한 스카이라인이 펼쳐져 있었다.
1년 전 한국을 떠나 파리에서 시작한 그녀의 새로운 여정은 이제 뉴욕까지 이어졌다.
핸드폰이 울렸다. 현우였다.
"안녕, 현우 씨. 어떻게 지내요?"
"잘 지내요, 민지 씨. 서울은 지금 벚꽃이 한창이에요. 사진 보낼까요?"
민지는 웃었다.
현우는 여전히 그녀에게 한국의 소식을 전해주는 창구였다.
처음에는 그가 자신을 기다린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비즈니스 파트너이자 좋은 친구로 발전했다.
"네, 보내주세요. 그리고 지난번 제안한 협업 건은 어떻게 됐어요?"
두 사람은 업무 이야기로 대화를 이어갔다. 통화를 마치려는 순간, 현우가 망설이듯 말했다.
"그런데... 혹시 들으셨어요? 주호 씨 소식..."
민지의 손이 잠시 멈췄다.
"아니요, 어떤 소식인데요?"
"아들을 낳았대요. 정말 예쁜 아이라고 하더라고요. 주호 씨를 쏙 빼닮았다고..."
민지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이상하게도 가슴이 아프지 않았다. 대신 작은 미소가 그녀의 입가에 맴돌았다.
"그래요? 잘됐네요. 행복하게 잘지내길 바래요…."
그녀의 말은 진심이었다.
1년의 시간은 그녀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상처는 아직 완전히 아물지 않았지만, 이제 그것은 그저 그녀의 일부일 뿐, 그녀 자체는 아니었다.
"민지 씨도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현우의 목소리에 진심이 담겨 있었다. 민지는 감사의 말을 전하고 통화를 마쳤다.
그녀가 핸드폰을 내려놓자마자 초인종이 울렸다. 민지는 문을 열었다.
"마이클!"
문 앞에 서 있던 남자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금발에 푸른 눈의 그는 한 손에는 꽃다발을, 다른 손에는 와인 병을 들고 있었다.
"저녁 약속 잊지 않았지?"
마이클 그랜트. 그는 뉴욕에서 만난 사업가로, 민지의 콘텐츠에 투자하면서 알게 된 사람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비즈니스 관계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관계는 더 깊어졌다.
"물론이죠. 잠시만요, 재킷 가져올게요."
민지가 재킷을 가지러 가는 동안, 마이클은 거실에 들어와 테이블 위에 꽃과 와인을 놓았다.
그의 시선이 노트북 화면에 떴던 기사로 향했다.
"또 인기가 올랐군. 역시 내 눈은 틀리지 않아."
민지가 미소 지으며 돌아왔다.
"투자자로서 기쁘신가요?"
"남자친구로서 더 자랑스러워."
마이클은 그녀에게 다가와 부드럽게 키스했다.
민지는 그의 품에 안겼다. 그와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안했다.
그것이 사랑인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었지만, 그녀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 같은 시간, 서울 ---
주호는 아기 침대 옆에 앉아 자고 있는 아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주호를 쏙 빼닮은 작은 얼굴이 평화롭게 잠들어 있었다.
"아직도 안 자고 있어요?"
서연이 방에 들어왔다. 그녀는 주호의 옆에 앉았다.
"응. 그냥 보고 있었어."
주호는 미소 지었다.
그는 이제 좋은 아버지이자 남편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사고 이후 그는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과거의 실수, 그리고 앞으로의 책임에 대해.
"오늘 회사에서 민지 씨 관련 기사를 봤어요."
서연의 말에 주호는 고개를 들었다.
"뭐라고?"
"뉴욕에서 정말 잘 된다고 해요. 미국인 사업가와 교제 중이라는 소식도 있더라고요."
서연은 주호의 반응을 살폈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기는 듯했지만, 곧 미소 지었다.
"그래? 잘됐네. 민지는 항상 꿈이 컸으니까. 성공할 거라고 생각했어."
주호의 목소리에는 진심 어린 축하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서연은 그의 손을 잡았다.
"지금 우리 행복하죠?"
주호는 자고 있는 아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서연에게 고개를 돌렸다.
"응, 정말 행복해.그리고 고마워"
그의 대답은 진심이었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에 충실하며 미래를 바라보는 법을 그는 배우고 있었다.
--- 몇 주 후, 뉴욕 ---
민지는 맨해튼의 한 카페 테라스에 앉아 있었다.
그녀 앞에는 현우가 보내준 사진이 놓여 있었다.
한국의 벚꽃, 그리고 그 아래 웃고 있는 그의 모습.
"이제 정말 좋은 친구가 되었네..."
민지는 미소 지었다.
현우도 자신의 길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는 최근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고, 한 회사의 대표로서 자신만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었다.
그들은 이제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는 좋은 비즈니스 파트너였다.
민지는 다른 사진을 꺼냈다.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본 주호의 가족 사진이었다.
주호, 서연, 그리고 그들 사이에 있는 작은 아이. 완벽한 가족의 모습.
"행복해 보이네..."
그녀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거리를 바라보았다.
뉴욕의 활기찬 거리,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민지!"
마이클이 카페 입구에 나타났다.
그는 손을 흔들며 그녀에게 다가왔다.
"미안, 회의가 길어졌어."
그는 민지의 옆자리에 앉았다.
마이클은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
"괜찮아? 무슨 생각해?"
민지는 미소 지었다.
"그냥... 인생이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길로 가게 되는 거죠."
마이클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
"후회해?"
민지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오히려 감사해요.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그 일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테니까요."
마이클은 미소 지었다. 그는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그래서 오늘 이것을 주려고 해."
상자를 열자 작은 반지가 빛났다. 민지의 눈이 커졌다.
"마이클..."
"서두르지 않아도 돼. 그냥 내가 진심이라는 걸 알아줬으면 해."
민지는 반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기쁨의 눈물이었다.
"고마워요..."
그녀는 마이클의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이제 정말로 새로운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인생은 때로 우리가 기대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상처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경험이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고,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
민지와 주호, 그리고 그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을 찾아갔다.
그들이 걸어온 길은 다르지만, 결국 모두가 자신만의 평화를 얻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해피엔딩이 아닐까.
--- 끝 ---